바깥구경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橫浜 みなとみらい21]

자어즐 2019. 12. 3. 23:53

 

몇 달전에 김여사가 항공료를 검색해서 예약해 둔 일본행 비행기를 탄다.

일본과는 요즘 정치 경제적으로 관계가 껄끄러워 서로 경원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일본 여행도 자제하고 의류나 주류등 일본산 제품들의 구매도 암묵적으로 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 되었다. 일본 간다니까 지금 이런 판국에 가냐는 안 좋은 눈초리도 있지만 아들 보러 간다는 게 뭔 문제랴. 일본에서도 우익단체의 반한시위가 예정되어 있다고 안전에 유의하라는 안내문자에 입맛이 쓰다.

가깝지만 멀어져 있는 양국이 역사적인 문제, 정치 경제적인 문제들을 대승적으로 합의해서 원만한 이웃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는데 참으로 유감스럽다.

 

며느리랑 요코하마 식당에서 약속을 해서 그리로 향한다. 나리타에서 아들네에 들렀다 가니 의외로 시간이 많이 잡아 먹는다. 오후 7시가 넘어서 사쿠라기쵸역에 도착하니 미나토미라이21 구역을 여유 있게 구경할 시간이 없다. 그래도 며느리를 만나러 가는 길 기샤미치[ 汽車道]에서 보이는 요코하마의 야경은 나름의 색깔을 가지고 있고 화려하고 아름답다. 대관람차 코스모클락의 불빛이 모양과 색깔을 수시로 바꾸면서 빛의 주인공이 된다.
요즈음 어떠냐는 포괄적인 질문에 괜찮아요하는 함축적인 답은 괜찮아서 괜찮다는 건지 괜히 우리들 걱정할까봐 괜찮다는 건지 궁금했는데 만나서 보니 그냥 괜찮은 듯 해서 다행이다 싶다. 언어가 자유롭지 못한 며느리가 고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어느 정도 해소된 모습이라 마음이 놓이기도 하고. 식사하며 못다한 얘기는 아들네에 와서도 이어지니 그간의 시간 간격은 어느새 없어진다.

 

1. 누구가 : 김여사와 아들 내외.

2. 언    제 : 2019년 11월 29일(금)

3. 어디로 : 横浜 미나토미라이21[21,みなとみらい

 

▼ 미나토미라이21 구역 지도

 

▼ 이륙후 김포대교 상공을 지나며 보이는 그림은 한 폭의 멋진 동양화가 된다.

 

 

▼ 인천공항에서 이륙해서 1시간 50분에 나리타국제공항[成田国際空港,なりたこくさいくうこう] 착륙한다. 비행준비시간,입국신고, 화물 찿기까지 3시간은 족히 걸렸다. 남쪽윙으로 나오는데 아들이 차가 밀려서 좀 늦다는 연락을 받는다. 버스와 철도 출발시간과 소요시간이 실시간 안내되고 있다.

 

 

 

▼ 공항에서 아들네로 가는 고속도로. 레인보우브릿지[レインボーブリッジ ]를 지나는 중에 왼쪽이 내일 올 오다이바[お台場]이다. 둥근 구를 올려 놓은 건물이 후지TV본사다. 우리보다 동쪽인 탓에 해가 빨리져서 4시30분이 일몰이다. 좌측통행,내부에서 우측 운전석이 아직은 낯설다.

 

 

▼ 아들집에 가방을 두고 전철로 요코하마 사쿠라기쵸[桜木町,さくらぎちょう]駅에 내린다. 일본에서 처음 접하는 전철이다. 수도권 전철로 봐서 우리와 비교하니 약간의 차이는 있다. 차와 승강장강의 간격이 넓어 잘못하면 사고 날 수도 있겠고 스크린도어도 높이가 반밖에 안된다. 안전을 중시하는 일본인데 아마도 지진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 桜木町駅前의 모자.

 

 

▼ 닛폰마루 메모리얼 파크 [日本丸メモリアルパーク]에 1984년 퇴역하여 정박 전시된 범선 니폰마루[帆船日). ‘太平洋의白鳥’로 불리며 54년간 활약했던 重要文化財란다.

 

 

▼ 니폰마루 옆으로 横浜港을 주제로 항구의 역사와 역할이 전시된 横浜博物館、화가 야아기하라 료우헤이[柳原良平,やなぎはら りょうへい]아트뮤지엄이 있다.

 

 

▼ 기샤미치[ 汽車道,きしゃみち ]는 우리가 내린 사꾸라기초역 앞과 신항 지구를 연결하는 철도 폐선을 이용한 인기 산책로이다. 오타루 창고 건물들에서 느꼈던 걸 여기에서도 보니 일본은 옛 산업시설들을 재활용해서 사용하는 데는 도가 텃다는 생각이 든다. 도시개발의 창조적인 사례로 첫손 꼽히는 곳이 여기 부근에 있다. 세관창고로 쓰던 말 그대로 붉은 벽돌로 지어진 아카렌가 창고[赤レンガ倉庫]다. 개조되어 공연 전시시설과 쇼핑센터 개성있는 음식점들로 들어서 있다.

 

 

 

 

▼ 미나토미라이21[21,みなとみらい

 

 

▼ 랜드마크 타워[Landmark Tower , ランドマークタワー]. 1993년 준공된 70층짜리 296m의 랜드마크 타워는 5년 전까지 일본에서 가장 높은 빌딩의 자리를 차지했었다. 랜드마크 타워 69층에는 전망대 ‘스카이 가든’이 있다. 사방이 유리로 마감된 전망대에서는 요코하마 항구와 바다는 물론이고 사방의 전경을 볼 수 있단다. 특히 후지산 쪽으로 지는 낙조 풍경과 대관람차가 불을 밝힌 요코하마항 일대의 화려한 야경은 특히 아름답다고.  

 

 

코스모클락21 이라고하는 관람차 좌측 건물이 인터컨티넨탈 요코하마 그랜드 호텔, 그 옆이 요코하마 베이 호텔 도큐, 관람차 앞이 Anniversaire Cafe [アニヴェルセル カフェ]다. 예식도 한다고 아들이 설명한다.

 

 

 

이시다 아유미[いしだあゆみ| 石田良子] 가 반세기 전-1968년 크리스마스에 발표한 곡- 에 부른 엔카[戀歌]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가 생각난다. 오래전에 들어 본 노래이기도 하고, 김여사가 가는 일본어교실의 선생이 준 쪽지에 적힌 노래이기도 하다.

못 다 외우는 가사를 찿아 보니 불빛이 아름다운 요코하마항을 거니는 연인의 사랑이야기를 노래한 것이다. 부산항을 상징하는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동포애를 강조한 것과는 다른 얘기인데 이곳에 왔으니 이 노래가 귓전에 있다.

 

街[まち]の灯[あか]りが とてもきれいね  ヨコハマ ブルーライト・ヨコハマ あなたと二人[ふたり] しあわせよ
마을의 빛이 무척 아름답네요                   요코하마 블루라이트 요코하마     당신과 두 사람의 행복이에요
いつものように 愛[あい]の言葉[ことば]を ヨコハマ ブルーライト・ヨコハマ 私にください あなたから
언제나처럼 사랑의 속삭임을                        요코하마  블루라이트 요코하마    저에게 주세요 당신으로부터
歩[ある]いても 歩いても 小舟[こぶね]のように  私は ゆれて ゆれて あなたの 腕[の中[なか]
걸어봐도 걸어봐도 작은 배처럼                          저는 흔들흔들거리며 당신의 품 속으로
足音[あしおと]だけが ついて来るのよ  ヨコハマ ブルーライト・ヨコハマ  やさしいくちづけ もう一度
발소리만이 따라오고 있어요                 요코하마 블루라이트 요코하마      상냥한 입맞춤을 다시 한번 더
歩[ある]いても 歩いても 小舟[こぶね]のように  私は ゆれて ゆれて あなたの 腕[の中[なか]
걸어봐도 걸어봐도 작은 배처럼                          저는 흔들흔들거리며 당신의 품 속으로

あなたの好[す]きな タバコの香[かお]り ヨコハマ ブルーライト ヨコハマ  二人の世界[せかい] いつまでも
당신이 좋아하는 담배 향기                     요코하마 블루라이트 요코하마     두사람의 세계를 언제까지나

▼ クルージング チケット[cruising ticket]

 

 

 

 

요코하마 월드포터스 입구. 이곳은 패션, 인테리어, 잡화 등 개성적인 약 200개의 샵, 레스토랑을 비롯해 극장과 오락시설도 있다.

 

 

▼ 월드포터스 5층 90분 무제한 샤브샤브뷔페 샤브요[しゃぶ葉]. 김여사 야채[やさい] 덤뿍[たっぷり] 먹을 수 있고, 고기 곁들일 수 있어 이곳을 택했나 보다. 점심과 저녁, 평일과 土日祝일, 리필하는 고기의종류(국산소...)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 며느리가 조금 먼저 와 줄서서 기다린다.

 

 

▼ 샤부요[しゃぶ葉]는 샤브샤브 무한리필[食べ放題,たべほうだい] 체인 중에서 가장 잘 나가는 곳이란다. 종업원이 빠른 말로 하는 설명한 내용을 아들 입으로 빌리면 모든 메뉴가 무한리필이고, 손님은 고기와 육수 종류를 선택하면 된다. 육수는 기본 다시마 육수와 선택육수 하나다. 고기 종류를 선택하여 종업원에게 주문하고 리필도 종업원이 가져다 준다. 그외 샤브샤브용 채소류, 공깃밥, 국수나 스시-한번에 먹고 싶은 종류 4개- 등은 직접 가져와서 먹으면 된다. 아이스크림 차도 마찬가지... 

 점심은 공항 4층에서 간단히 우동을 먹었고 저녁은 여기서 엄청 많이 시키고 가져다 먹어 배가 산이 되어 나왔다.

 

 

▼ 엘리베이터에 6층 루프 가든(ROOF GARDEN)으로 표시되어 있길래 올라오니 이런 뷰다. 미니 퍼팅 골프장도 있다.

 

 

 

 

▼ 미나토미라이21은 요코하마를 독립적으로 발전시키고 수도의 기능을 분담하기위해 만든 신도시다. 보통 신도시라고 하면 아파트가 들어선 주거지역 베드타운을 생각하지만 기업유치 및 대형 상업시설의 빌딩과 오락시설로 도시기능을 강화한 신도시를 만든 것이 이곳이다. 해서 항만개발의 모델로 플로리다의 마이애미항, 호주 시드니항의 달링 하버,스페인의 발렌시아항과 함께 거론된다. 

 

 

랜드마크 타워 69층에는 전망대 ‘스카이 가든’,아카렌가 창고, 컵라면 박물관,요코하마 삼탑등등은 다음으로 미루고 아들네로 가는 전철을 타러 다시 사꾸라마쵸역으로 들어 선다.